지난 8월, 취재를 위해 대구에 있는 한 여인숙을 다녀왔습니다. 취재 대상인 어르신은 백내장으로 눈이 보이지 않으셨어요. 바퀴벌레가 방안을 돌아다녀도 잡을 수 없고, 틀니 케이스에 벌레가 빠져 죽어 있어도 확인할 수 없었던 것이죠. 다행히 지금은 굿피플과 세스코의 해충방제 작업으로 이전보다 훨씬 위생적인 환경에서 지내고 계시답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
시각장애인이 해충으로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통계도 거의 나와 있지 않은 실정이지요. 직접 해충 피해 현장을 경험해 보니, 무관심의 그늘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시각장애인 분들을 위한 지원이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IPCC*는 지난 2021년 기후변화 보고서**를 발간하며 곤충의 개체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 지구의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벌레의 사이즈는 더 커지고, 개체 수도 늘어난다고 해요. 시각장애인 분들에게는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닐 것입니다. 벌레의 습격이 더 거세지기 전에, 관심을 갖고 함께 나서야 할 때입니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